신 김응숙 카톡으로 사진 한 장이 날아든다. 꽤 넓은 현관에 온갖 신발들이 뒤섞여 널려있는 사진이다. 요즘 한창 회자되고 있는 ‘신천지’를 풍자한 모양이다. 신이 이토록 많으니 ‘신천지‘임에 틀림없다. ’천지‘란 경상도 사투리로 매우 많다는 뜻이다. 얼마 전 코로나 19의 백신이 흰 고무신이라는 유머도 접했는데, 이런 발상을 하는 사람들의 기지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종교도 없고 종교에 대한 편견도 없는 나이지만, 덕분에 종교에 관계없이 잠시 웃는다. 기왕 이런 사진도 보았겠다, 나는 현관에 놓여 있는 신발들을 정리하기로 한다. 달랑 두 식구가 살고 있는 우리 집 현관도 만만치 않다. 며칠 전 가까운 산을 다녀온 등산화 옆에는 농장에서 신었던 검은 고무신이 바닥에 진흙이 말라붙은 채로 벗겨져 있다.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