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황순원문학제 제3회 디카시공모전 당선작 모음] '엉킨 힘' 外 대상 엉킨 힘 엉키는 것들도 힘이 된다고 지지직거리며 흘러가는 전파 저 어지러운 전선들 속엔 수많은 웃음의 채널이 있다 최우수1 잎사귀 초록으로 물들어 있는 거야 길 잃은 밤들도 쉬어가는 자리 만들어 주는 거야 서로 다른 보폭으로 그늘을 만드는 거야 가끔은 작은 집이 되어 햇살.. 문예당선 시 2020.02.06
[김부회 평론가상 수상작] 바퀴 / 심영일 바퀴 심영일 아파트 내 자전거 보관소 목이 잠긴 그가 슬어가고 있다 녹이 슨다는 건 멈춰있다는 것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라는 얘기다 림을 이탈한 뫼비우스처럼 구겨져 있다 침이 마르도록 도망쳐도 만나게 되는 아침을 의심 없이 달렸을 혀 원심력을 견디지 못한 기억 몇 개는 튕겨 나.. 문예당선 시 2020.01.16
[2019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측백나무 울타리 / 송연숙 [2019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송연숙 측백나무 울타리 누가 아무도 없는 벌판에 측백나무 울타리 세워놓았나 안쪽도 바깥도 없는 그 울타리 드나들며 나는 안쪽에서 바깥을, 또 바깥에서 안쪽을 넘겨보거나 내다보곤 했다 또 아주 오래전 허물어진 옛집을 수습해서 울타리에 .. 문예당선 시 2019.01.02
[2019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광고廣告 / 김길전 [2019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김길전 광고廣告 파라킨사스 너는 뼛속까지 시린 밤에도 쇄골을 드러낸 가난한 여인의 입술에 걸린 광고 가진 것이 그저 빨강 밖에 없네요 추운 것들은 늘 번지려는 색 뿐이에요 낡은 예식장이 생각과 모자를 바꿔 장례식장이 되자 눈이 많이 내리.. 문예당선 시 2019.01.02
[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숲에서 깨다 / 하채연 [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하채연 김명인·김윤배 시인, "사물 바라보는 시선 깊고 메시지 견고"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젊은 작가가 보여준 농익은 작품에 놀랍고 신선함을 느꼈다." '2019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은 올해의 당선작을 '숲에서 깨다'.. 문예당선 시 2019.01.02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랜덤박스 / 류휘석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류휘석 랜덤박스 내겐 매일 허들을 넘다 실패하는 광대들이 살아요 불필요한 기념일이 빼곡한 달력, 숨 쉴 날이 없어요 나 대신 종이에 누워 숨 쉬는 사람들 밤이 되면 광대는 잠을 자고 나는 일어납니다 나는 허들을 치우고 부서진 광대들을 주워 .. 문예당선 시 2019.01.02
[2019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기도 / 원기자 [2019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원기자 기도 일면식도 없는 햇살이 평화의 소녀상 앞에 십자가로 세워집니다 아무도 보듬어주지 않는 상처를 온몸으로 끌어안은 할머니가 외줄 위의 어름사니처럼 아슬아슬하게 넘어갑니다 헐렁한 약속을 꿰어보자고 옷고름 풀고 앉아 빈 하늘에.. 문예당선 시 2019.01.02
[2019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혀를 삼키는 나무 / 조경환 [2019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조경환 혀를 삼키는 나무 그를 떠나보낸 건 혀였다 혀가 어른이 된 나무를 스튜디오에 불렀다 머나먼 이국으로 흙 한 줌, 물 한 모금 보자기에 싸여 보내졌다 어른의 모습으로 그가 돌아왔다 -어머니 찾으러 왔어요 1번 카메라 앞에서 젖은 가지를 .. 문예당선 시 2019.01.02
[2019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그녀가 뛰기 시작했다 / 임호 [2019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임호 그녀가 뛰기 시작했다 출근길, 그녀가 뛰기 시작했다 은행알들이 비좁은 그녀의 구두에 밟혀 터진다 "헬로 에브리바디~ 근데 내가 좀 바쁘거든요~!" 우리의 그녀는 바쁘다 우리의 그녀는 뛰지 않을 수 없다 어깨에 당겨 맨 앙증맞은 가방엔 있.. 문예당선 시 2019.01.02
[2019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명옥헌 별자리 / 최재영 [2019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최재영 명옥헌 별자리 원림에 드니 그늘까지 붉다 명옥헌*을 따라 운행하는 배롱나무는 별자리보다도 뜨거워 눈이 타들어가는 붉은 계절을 완성한다 은하수 쏟아져 내리는 연못 속 꽃그늘 그 그늘 안에서는 무엇이든 옥구슬 소리로 흘러가고 .. 문예당선 시 201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