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 시간 김정화 목포 바다에 갈치가 터졌다는 소식이다. 태풍이 한차례 바닷물을 뒤집어놓아 물고기들의 이동에 낚시꾼들은 이미 들떠 있다. 밤낚시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거창한 이유야 없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끈들을 잠시나마 벗어 던지고,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에 자신을 풀어놓고 하룻밤쯤 있으면 삶에 위로가 될 것 같았다. 기회는 쉽지 않았다. 몇 달 전부터 낚시 동행 광고를 내었지만 태공들은 한결같이 옆에 있으면 조황에 방해가 된다는 대답이었다. 방법은 따로 있었다. 초보도 가능한 낚싯배가 있다는 것이다. 뱃삯만 지불하면 미끼는 물론 낚싯대도 빌려준다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낚싯배 신청을 하고도 이런저런 핑곗거리가 생겼고 또 태풍에 미루어졌다가 겨우 나의 시간에 맞추어 출조일을 잡았다. 난생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