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안과 밖 … 유리창 하나 사이 /장영희 안과 밖 … 유리창 하나 사이 /장영희 지난 학기말이었다. 1층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밖에서 유리창을 닦기 시작했다. 스펀지가 달린 막대기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창을 닦다가는 한동안 물끄러미 교실 안을 쳐다보고, 다시 스펀지에 물을 묻혀 창을 닦았다. 그런데 ..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40대의 비 오는 날 / 박완서 40대의 비 오는 날 / 박완서 1.앉은뱅이 거지 비가 오는 날이었다. 요즈음은 꼭 장마철처럼 비가 잦다. 청계천 5가 그 악마구리 끓듯 하는 상지대도 사람이 뜸했다. 버젓한 가게들은 다 문을 열고 있었지만 인도 위에서 옷이나 내복을 흔들어 파는 싸구려판, 그릇 닦는 약, 쥐잡는 약, 회충약..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저녁 구름 / 헤르만 헤세 저녁 구름 / 헤르만 헤세 나의 거실 겸 서재의 동쪽 벽에는 발코니로 통하는 좁은 문들이 있는데, 그 문들은 5월부터 9월이 꽤 깊을 때까지 열려 있고 그 앞에는 한 걸음 너비에 반걸음 깊이인 아주 자그마한 석재 발코니가 매달려 있다. 이 발 코니는 나의 소유이다. 이 발코니 때문에 나는..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사색(思索)에 대하여 / 쇼펜하우어 사색(思索)에 대하여 / 쇼펜하우어 1 수량이 아무리 많더라도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장서(藏書)의 효용도 의문스러우며, 수량은 보잘 것 없어도 정리가 잘 된 장서라면 훌륭한 효과를 거두는 것과 같이 지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이 끌어모아도 스스로 사색해 낸 지식이 아니..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24시 편의점 앞에서 / 김창완 24시 편의점 앞에서 /김창완(산울림 가수) 생쥐 한 마리 얼어 죽어 있는 강가. 한겨울 북풍을 맞으며 그 강가에 서 있으면 가난했던 어릴 적이 기억난다. 미군들의 옷은 대부분 컸기 때문에 제일 작은 '스몰 사이즈'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구에 겨우 맞았는데 그게 그냥 옷 이름이 되어 미..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숨은 사랑/ 반숙자 숨은 사랑 반 숙 자 해거름이면 피아노를 두드렸다. 학교에서 퇴근한 뒤 빈 방이 주는 고요가 싫어서 저녁밥 지을 생각도 안하고 가곡이나 은파 같은 초보자의 곡을 쳐 보는 것이다. 그날도 버릇처럼 딩동거리고 있는데 수녀님이 찾아왔다. 수녀님은 피아노의 건반을 눌러 보다가 .. 좋은 수필 2016.03.20
못을 뽑다 / 권남희 못을 뽑다 권남희/창작문예수필 2013 봄호 대표작 벽이 갈라진다. 너무 큰 못을 벽에 겨누고 두드려 박은 것이다. 오래된 벽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했을까. 새해 아침부터 못 박을 곳이 없나 벽을 바라보다 일을 냈다. 집안 곳곳에 못을 박고 뽑아낸 흔적과 새로 박.. 좋은 수필 2016.03.09
막걸리 약속 / 정성화 막걸리 약속 정성화 아버지는 술을 자주 드셨다. 집 근처의 대폿집에 계신 아버지를 모셔오는 일은 늘 나에게 맡겨졌다. 아버지는 대개 혼자였다. 대폿집 아주머니의 심드렁한 표정을 보면 아버지가 거기 얼마나 오래 계셨는지 알 수 있었다. 홀로 막걸리 주전자를 잡고 술을 따르는 아버.. 좋은 수필 2016.03.06
막걸리 약속/정성화 막걸리 약속 2015-03-29 [20:58:17] | 수정시간: 2015-03-29 [20:58:17] | 29면 ​ 바늘만 얌전히 가는 시계보다는 추가 달린 시계가 훨씬 시계답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은 그렇게 다소곳하게 흘러가는 게 아니니까. 쉴 새 없이 흔들리는 시계추처럼 삶도 그렇게 갈지(之)자 걸음으로 나아가는 게 아.. 좋은 수필 2015.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