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6 제13회 동서문학상 대상 (시)] 달을 건너는 성전 / 추영희 [제13회 동서문학상 대상] 달을 거너는 성전 추영희 으슬으슬 한기로 이끄는 몸속의 길을 따라 마법에 걸린다고 한다. 말똥구리, 새의 깃털, 원숭이오줌 따위를 섞어 연기를 피우는 고대의 동굴 붉은 피로 주문을 걸어 달의 절기를 짚는다. 순결과 젊음이 수난인 고대의 나이, 사육제의 적.. 문예당선 시 2016.12.12
[제3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대상 (시) 고물사 / 이봉주 [제3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대상 (소설과 공동 당선)] ​ 고물사 이봉주 부처가 고물상 마당에 앉아있다 금으로 된 형상을 버리고 스티로폼 몸이 된 부처 왕궁을 버리고 길가에 앉은 싯다르타의 맨발이다 바라춤을 추듯 불어온 바람의 날갯짓에 고물상 간판 이응받침이 툭 떨어진다 반.. 문예당선 시 2016.11.24
[제1회 윤동주 서시 문학상 당선작] 앵두의 길 / 이경림 외 윤동주 서시 문학상 앵두의 길 / 이경림 그 때 나도 터질 듯 붉었을까 온몸에 빽빽이 그걸 매달고 미친 듯 역류하고 있었을까 생각날 듯, 생각날 듯 앵두꽃 떨어지고 어디 꽃자리만한 영혼이 문득 앵두로 익어갈 때 누군가 간절히 -얘들아, 그만 내려와, 너희들은 지금 너무 빨갛구나 타이.. 문예당선 시 2016.11.20
[제16회 수주문학상 시 당선작] 기린의 목은 갈데없어 / 이병일 [제16회 수주문학상 당선작] 기린의 목은 갈데없이 이병일 기린의 목엔 광채 나는 목소리가 없지만, 세상 모든 것을 감아올릴 수가 있지 그러나 강한 것은 너무 쉽게 부러지므로 따뜻한 피와 살이 필요하지 기린의 목은 뿔 달린 머리통을 높은 데로만 길어 올리는 사다리야 그리하여 공중.. 문예당선 시 2016.10.22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바람의 학명學名 / 설수인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바람의 학명學名 / 설수인 순을 잘라내도 웃자라는 저 파릇파릇한 분열증, 소란은 햇살이 노랗게 질릴 때까지 깊어진다 용수철의 용도는 눌러앉지 않겠다는 뜻이고 눌러놓지 못하는 바람 한 장이 들어있다 바람의 학명은 메니에르증후군,* 바람의 문양.. 문예당선 시 2016.10.22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후 / 김태희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후 / 김태희 바람은 별 수 없이 한 쪽으로만 불었다. 모든 것이 죽고 나면 이것들을 기록하지 못할 것 같아 바람은 이 세계보다 조금 더 앞에 서 있었다. 거짓말의 뒷면을 보며 비웃는 날이면 여름의 폭염보다, 겨울의 폭설보다 더 고약한 하나의 계절처.. 문예당선 시 2016.10.22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워킹 데이 / 김말희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워킹 데이 / 김말희 이제부터 시작하자 하나, 둘, 셋 낮은 휘파람이 꽃들을 깨운다 무작정 걸어본 날 밀물처럼 숨을 들이키자 신이 내게 속삭인다. 참 오랜만이지? 문화회관 창문 틈으로 노인들의 느린 동작과 노랫가락들, 모두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 문예당선 시 2016.10.22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대상] 빨간 장날 / 이여원 [제16회 시흥문학상 시부문 대상] 빨간 장날 / 이여원 빨간 장날에는 슬쩍 훔치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하늘이 맑아서 예비용 서답이 없는 처녀들은 불안합니다 음전이 할머니도 오늘만큼은 빨간 몸빼를 갈아입고 빨간 장미 무늬 양산을 쓰고 왔군요 빨간색에 민망한 파란꼭지를 단 파프리.. 문예당선 시 2016.10.22
[제28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 국물 / 신달자 [제28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 국물 신달자 메루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달인 국물로 국수를 만듭니다 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서로 몸 섞으며 사람의 혀를 간질이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 바다는 흐르기만 해서 다리가 없고 들판은 뿌리로 버티다가 허리를 다치기.. 문예당선 시 2016.06.07
[스크랩]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시 공모전 당선작] 대상-`백석을 읽는 밤` 포함 50 선 감상하기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시 공모전 당선작] 당선작 50선 바로가기 / http://hangeul.naver.com/poem <대상> 백석을 읽는 밤 / meron*** 들어봐 밤이, 봄 밤이 오래된 애인들과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꽃들이, 등 아래 핀 벚꽃들이 서늘한 봄 비에 지면서도 얼마나 빛나는지 백석을 읽는 밤 내일을 돌보.. 문예당선 시 2015.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