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크레바스에서 / 박정은 [2018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박정은 크레바스에서 왁자지껄함이 사라졌다 아이는 다 컸고 태어나는 아이도 없다 어느 크레바스에 빠졌길래 이다지도 조용한 것일까 제 몸을 깎아 우는 빙하 탓에 크레바스는 더욱 깊어진다 햇빛은 얇게 저며져 얼음 안에 갇혀 있다 햇빛은 수.. 문예당선 시 2017.12.31
[2018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롤러코스트 / 이온정 [2018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이온정 롤러코스트 놀이 공원엔 비명이 꽃핍니다 도대체 어떤 믿음이 저렇게 비명을 질러대는 걸까요 믿음은 힘이 세고 구심력과 원심력에 매달려 아찔한 생을 소진하고 있는 걸까요? 밖으로 튀어 나갈 수 없는 이 놀이는 무섭습니다 현기증을 다.. 문예당선 시 2017.12.31
[2018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미륵에 묻다 / 김형수 [2018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김형수 미륵에 묻다 이천여 년 전의 방가지똥 씨앗이 스스로 발아가 된 적이 있다고 한다 한 해밖에 못 사는 풀이 때를 기다린 것이다 사랑할 만한 세상이 오지 않아 이천 년 동안 눈 감은 태연함이라니 고작 일 년 살자고 이천 년을 깜깜 세상 잠잤.. 문예당선 시 2017.12.31
[2018 한국경제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새살 / 조윤진 [2018 한국경제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조윤진 새살 입 안 무른 살을 혀로 어루만진다 더없이 말랑하고 얇은 껍질들 사라지는 순간에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세계들이 뭉그러졌는지 세어본다 당연히 알 수 없지 시간은 자랄수록 넓은 등을 가진다 행복과 안도가 같은 말이 되었을 때 배차.. 문예당선 시 2017.12.31
[2018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율가(栗家) / 이소희 [2018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이소희 율가(栗家) 갓 삶은 뜨끈한 밤을 큰 칼로 딱, 갈랐을 때 거기 내가 누워있는 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벌레가 처음 들어간 문, 언제나 처음은 쉽게 열리는 작은 씨방 작은 알 연한 꿈처럼 함께 자랐네 통통하니 쭈글거리며 게을러지도록 얼.. 문예당선 시 2017.12.31
[2018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첫 차 / 심상숙 [2018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첫 차 심상숙 환한 덧니가 영정을 물고 있다 부음은 여태 기다리고 있었구나 이곳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혜화동 대학병원 장례식장 한 밤의 보일러 굉음이 블랙홀이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눈발, 국밥 말아먹듯 휩쓸려간다 눈 덮인 교복과 찹쌀떡 모.. 문예당선 시 2017.12.30
[2018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애 / 이윤순 [2018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애 이윤순 설마에 속아 산 세월 어느 덧 팔십 여년 태워도 안 타더라 끓여도 안 익더라 아파도 끊기지 않는 너 북망산은 끊어 줄까 세상에 질긴 끈이 천륜 말고 또 있을까 노구의 어께 위에 버거운 짐 덩이들 방하착(放下着) 할 수 없으니 착득거(着.. 문예당선 시 2017.12.30
[제4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대상] 소금이 온다 / 김은순 [제4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부문 당선작 대상] ■공동대상 소금이 온다 / 김은순 장독대 그늘을 짓는 봉숭아 꽃망울 터질 무렵 소금이 온다 신한 비금도에서 소금 가마니를 등진 노새가 온다 수평선에 뜬 해와 달도 지고 온다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를 유영하는 숭어와 농어 냄새가 함께 .. 문예당선 시 2017.11.22
[2017 황순원문학제 제1회 디카시공모전 대상] 기다림 / 윤예진 [2017 황순원문학제 제1회 디카시공모전 대상] 기다림 소년 소녀의 추억 수숫단 주인 잃은 수숫단 비바람에 날아갈까 눈보라에 얼어버릴까 여름 내내 꽁꽁 묶어주는 넝쿨 윤예진(계원예고 1학년) 위 작품은 2017 황순원문학제 제1회 디카시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이다. 2017년 7월 1일.. 문예당선 시 2017.09.17
[제8회 천강문학상 시 우수상] 홍의장군의 노래 / 임승환 [제8회 천강문학상 시 우수상] 홍의장군의 노래 임승환 나의 이름을 칭송하지 마라 임진년에 나 홀로 붉었더냐 진달래 철쭉 영산홍 자산홍 모두 일어나 온 산이 불 탓 듯이, 내 이름 위로 의병들의 선혈이 붉게 젖었다 백철쭉도 배경으로 섞여 있어 더욱 선명했다 강물이 어찌 왜구들의 피.. 문예당선 시 2017.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