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동상] 대못 / 김명란 [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동상] 대못 김명란 뇌가 찡 울린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아픔이 눈물을 글썽이게 만든다. 베란다 벽면에 짤막한 못 하나를 박다가 그만 서툰 망치질에 못 머리를 친다는 것이 못을 잡은 내 왼손을 후려치고 말았다. 시퍼런 피멍과 통증이 단번에 엄습한다. .. 문예당선 수필 2018.11.27
[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동상] 매흙질 / 정미영 [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동상] 매흙질 정미영 가을 태풍이 휩쓸고 간 지난 주말에 고향집을 찾아갔다. 마당은 온갖 나뭇잎과 쓰레기로 엉망이 되었으며, 흙탕물로 얼룩덜룩한 바람벽은 여기저기 떨어져 나가고 틈이 많았다. 집안을 예전처럼 복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마.. 문예당선 수필 2018.11.27
[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은상] 환하면 끝이라더니 / 황미연 [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은상] 환하면 끝이라더니 황미연 적막한 빈 집에 석류꽃이 피었다. 주인이 없으니 햇볕을 받아 안을 힘조차 없어졌는지 지붕 한 귀퉁이가 내려앉았다. 도시로 떠나버린 자식들을 기다리며 혼자 살던 할머니를 기억이나 하듯 마루에 방치된 자그마한 냉장고.. 문예당선 수필 2018.11.21
[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은상] 도래샘 / 윤희순 [2018]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은상] 도래샘 윤희순 빙 돌아서 흐르는 샘물이 있다. 거친 흙길을 돌아 돌아서 물길을 놓치지 않고 샘이라는 이름을 얻어낸 도래샘,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온전히 길을 찾아낸 작은 샘은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모진 과정을 겪고 새로 태어난 .. 문예당선 수필 2018.11.21
[2018년 경북일보 문학대전 공동대상 수필] 울릉도사람들 / 박시윤 [2018년 경북일보 문학대전 공동대상 수필] 울릉도사람들 박시윤 배가 돌아온다. 행남등대, 그 길고도 먼 불빛을 따라 멀리서, 저 멀리서 고운 물결 위에 출렁대며 돌아온다. 만선을 기다리는 섬어미의 바람처럼, 깜깜하게 어둠이 들어앉은 저동 어판장을 향해 섬아비들이 힘차게 내달린다.. 문예당선 수필 2018.11.17
[2018년 경북일보 문학대전 금상] 빨래 / 정은아 [2018년 경북일보 문학대전 금상] 빨래 정은아 젖은 빨래는 묵직하다. 머금은 물이 버티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진다. 누군가의 눈물처럼 흐른다.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은 주변을 물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범람했던 자리라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기가 마른다... 문예당선 수필 2018.11.01
[2018년 흑구문학상 수상작] 명태 / 곽흥렬 [2018년 흑구문학상 수상작] 명태 곽흥렬 드디어 동해 바닷가 작은 포구를 벗어났다. 차는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구절양장의 산허리를 휘돌고 돌아 나간다. 대관령의 험준한 고갯마루를 타고 넘어 줄곧 서西로, 서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 현기증으로 머리가 어.. 문예당선 수필 2018.10.25
[2018년 평사리문학대전 수필 부문 대상] 무싯날 / 이정화 [2018년 평사리문학대전 수필 부문 대상] 무싯날 이정화 아무날도 아닌 날이 아니었다. 휑하던 장터에 다섯 손가락을 꼽으면 전이 펼쳐진다. 그날이 오면 돈이 돌고, 곡식도 돌고, 인심도 돌아 시끌벅적하게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제사장 보러 진고개를 넘어 온 할배의 쌈짓돈과 이른 새벽.. 문예당선 수필 2018.10.23
[2018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금상] 향내 품은 툇마루 / 김순경 [2018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금상] 향내 품은 툇마루 김순경 좁고 가파른 길이 산속을 파고든다. 어둠이 사라지자 치열하고 분주했던 숲속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하기만 하다. 촌부의 손등처럼 거친 껍질의 소나무들도 깊은 잠에 빠진 듯 서로 엉켜 있다. 산허리를 돌 때마.. 문예당선 수필 2018.10.19
[제2회 포항스틸에세이 은상] 삶을 용접하다 / 김소윤 [제2회 포항스틸에세이 은상] 삶을 용접하다 김소윤 냉수를 끼얹으며 달궈진 몸을 식히고 있다. 유난히 더운 여름, 아침부터 내리쬐는 태양열에 먼저 예열된 몸을 종일 불 속에 밀어 넣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견뎠다. 집에 올 때쯤엔 이미 벌겋게 익은 얼굴이다. 문 열자마자 뛰어나와 반기.. 문예당선 수필 201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