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내 유년의 울타리는 탱자나무였다 / 나희덕 내 유년의 울타리는 탱자나무였다 / 나희덕 어린 시절 내 손에는 으레 탱자 한두 개가 쥐어져 있고는 했다. 탱자가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쥐고 다니는 버릇이 있어서 내 손에서는 늘 탱자 냄새가 났었다. 크고 노랗게 잘 익은 것은 먹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먹지도 못할 푸르스름한 탱자들..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매듭 / 최해숙? 매듭 / 최해숙 노인정 뒤뜰에 대나무가 무성하다. 하늘을 향해 곧게 서 있어야할 대나무들은 누굴 기다리기라도 하듯 담장에 비스듬히 기댄 채 밖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설렁설렁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긴 댓잎들이 수런거린다. 서리서리 외로움을 풀어놓는 노인들만큼이나 할 말이 ..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신호등 / 나희덕 신호등 / 나희덕 여름이 끝나갈 무렵, 저녁 산책을 해 본 사람은 알리라. 이파리가 어떻게 물들기 시작하며 풀벌레 소리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또는 바람이 어떤 서늘함을 숨기고 불어오며 얼마 남지 않은 빛 속에 어둠은 어떻게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지……. 이런 기미들에 몸을 맡기..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실수 / 나희덕? 실수 - 나희덕 옛날 중국의 곽휘원(廓暉遠)이란 사람이 떨어져 살고 있는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를 받은 아내의 답시는 이러했다. 벽사창에 기대어 당신의 글월을 받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흰 종이뿐이옵니다. 아마도 당신께서 이몸을 그리워하심이 차라이 말 아니하려는 뜻..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모든 나이는 눈부신 꽃이다 / 문정희 모든 나이는 눈부신 꽃이다 / 문정희 발레리가 괴테를 찬양하는 글에서 괴테가 천재가 될 수 있었던 여러 조건 가운데 으뜸으로 그의 장수를 꼽았던 것을 읽은 기억이 있다. 괴테는 1세기에 해당하는 시기를 살면서 그것도 인류의 정신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전환기를 살면서 온갖 역사적..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뜰에 해바라기가 피었네 / 법정스님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뜰에 해바라기가 피었네 자다가 깨어나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다가 이내 털고 일어나 이 글을 쓴다. 일어날 시간이 되지 않았더라도 일단 깨어났으면 더 뭉갤 필요가 없다. 눈이 떠졌는데도 잠자리에서 뭉그적거리면 게으른 버릇밖에 길러지지 않는다. 우..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진정한 행복 / 장영희 진정한 행복 / 장영희 가끔 무심히 들은 한 마디 말, 우연히 펼친 책에서 얼핏 본 문장 하나, 별 생각없이 들은 노래 하나가 마음에 큰 진동을 줄 때가 있다. 아니, 아예 삶의 행로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어느 잡지에서 목포의 어느 카바레 악단에서 트럼펫 연주를 하고 있는 유선생이라..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가난한 날의 행복 / 김소운 가난한 날의 행복 / 김소운 먹을 만큼 살게 되면 지난날의 가난을 잊어버리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보다. 가난은 결코 환영할 것이 못 되니, 빨리 잊을수록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난하고 어려웠던 생활에도 아침 이슬같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회상이 있다. 여기에 적는 세 쌍의 가..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사람 가운데서- 수필로 쓴 나의 수필/ 반숙자 사람 가운데서- 수필로 쓴 나의 수필 / 반숙자 내가 동양화를 좋아하는 것은 넉넉한 여백 안에 사람이 있어서다. 자연이 아름다워도 거기 사람이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 글쓰기의 중심에도 사람이 있다. 수필 속에는 분식되지 않은 내가 있고 네가 있고 또한 우리가 있다. 그러므.. 좋은 수필 2016.03.20
[스크랩] 가슴으로 오는 소리 / 반숙자 ? 가슴으로 오는 소리 / 반숙자 내 가슴에는 항상 바다 속 같은 적막이 고여 있다. 하늘하늘 풀잎이 흔들리면 바람이 거기 있는 줄 알고, 미루나무 꼭대기 까치의 꽁지깃이 나풀거리면 그제야 환청 같은 "깍깍" 울음소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언제인가 내게도 똑딱거리는 시계의 초침소리가 .. 좋은 수필 201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