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제8회 흑구문학상 수필 대상] 꽃 / 임병숙 꽃 임병숙 이름에 ‘달’이 들어간 꽃은 왠지 정겹다. 이름만 들어도 순박하고 아련한 그리움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달을 닮아 드러내지 않는 몸짓과 애잔함이 묻어 있는 듯하다. 내 유년의 기억을 품고 있는 ‘달맞이꽃’과 ‘달개비’는 논둑에 지천으로 피었다. 노란색과 보라색으로 .. 문예당선 수필 2016.06.21
[스크랩] [제6회 천강문학상 수필 대상] 항아리 / 조현미 [제6회 천강문학상 수필 대상] 항아리 조현미 소나기가 그었다. 빗물이 일필휘지한 뒤란 풍경은 동적動的이다. 옥수수 잎이, 호박 넝쿨이, 흰 보라 도라지꽃이 빗물체로 살아 꿈틀거린다. 갓 목욕을 마친 장독들의 때깔도 육덕지다. 반지레하지만 두루뭉술한 태가 꼭 촌부의 뒷모습 같아 ..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제6회 천강문학상 수필 우수상] 무종霧鐘 / 조옥상 [제6회 천강문학상 수필 우수상] 무종霧鐘 조옥상 새벽이면 세상의 아버지들은 바다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짭조름한 바람에 아침 햇살이 반짝이면 부두에 매여 있던 배들도 뚜우뚜우 뱃고동 소리를 내며 출항을 서두른다. 세상물살에 등 떠밀리듯 떠내려가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제6회 천강문학상 수필 우수상] 헌책방을 읽다 / 김이랑 [제6회 천강문학상 수필 우수상] 헌책방을 읽다 김이랑 텅 빈 가게, 빛바랜 간판만이 여기가 한때 버림받은 책들의 처소였음을 알린다. 아무런 안내가 없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지도에서 살아질 모양이다. 발품을 보태 법서를 사던 시절부터 허기를 채워준 곳인데, 허전한 걸음으로 나..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2016 영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보자기 / 양태순 [2016 영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양태순 보자기 어머니는 큰오빠 곁으로 가기로 했다. 육십여 년을 살던 집을 비우자니 그만큼 더께가 앉은 살림살이가 자꾸 나온다. 부엌을 정리하니 막걸리 사발과 놋그릇을 비롯하여 뭉그러진 나무주걱, 아끼시던 꽃무늬 접시도 나온다. 낡은 장롱..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2016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아버지의 고무신 / 예자비 [2016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예자비 아버지의 고무신 꽃을 그린다. 하얀 고무신에 정성을 들여 다섯 개의 빨간 꽃잎과 중앙에 노란 수술도 그려 넣는다. 붓 끝에서 작은 꽃밭이 생겨났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신이 될 것 같다. 색감은 깔끔하지만 조금 밋밋한 느낌이다. 파란색..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이중주 / 손훈영 [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손훈영 이중주 눈부시게 환한 햇살이 초록 숲 위로 투망처럼 드리워져 있다. 베란다 창 앞으로 바투 다가와 있는 산은 이제 마악 여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창을 열어두고 다가오는 여름을 바라본다. 팡, 팡. 열어 둔 창으로 테니스공이 라켓에 부딪..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2016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비를 기다리는 마음 / 손훈영 [2016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손훈영 비를 기다리는 마음 두툼한 먹구름이 빠르게 이동한다. 하늘의 허파가 용트림을 하며 짧고 강한 바람을 쏟아낸다. 번갈아 쉬는 들숨과 날숨 사이로 당장이라도 엄청난 비를 퍼부어 댈 것 같다. 비의 숨 냄새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비가 오면 ..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2016 전북도민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물미장 / 류현승 [2016 전북도민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류현승 물미장 객주 문학관에 들어섰다. 농기구가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다들 투박하면서도 고집스러운 그 시대의 사내를 닮았다. 지게 앞에 작대기 하나가 길게 누웠는데, 밑 부분에 뾰족하게 박힌 쇠가 보인다. 지게와 작대기를 보니 평생 짐을 ..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2015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부문 금상] 꽃살문 / 김은영 [2015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부문 금상] 꽃살문 김은영 어떤 아름다움이든 긴장을 요구하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을까. 그래서 긴장이 필요 없는 편안함과 미적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절집의 꽃살문 보는 일을 나는 감히 권하고 싶다. 문은 벽으로 차단된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는 장치다. .. 문예당선 수필 201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