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목포문학상 수상작] 너와집 / 김이랑 너와집 김동수(김이랑) 죄라도 지었을까. 유배라도 떠난 듯 너와집은 두메에 있다. 산촌박물관에 전시된 집은 박제일 뿐, 그 영혼을 찾으려면 숨 가쁘게 오르내리는 주가곡선株價曲線에서 뛰어내리고 쿵쾅거리는 세상일랑 하루쯤 버려야 한다. 도시를 벗어나 산 넘고 물 건너는 길에 유.. 문예당선 수필 2016.08.29
[제3회 서울 암사동 유적 세계유산 등재기원 문학작품 공모 수필 당선작] 빗살무늬토기, 그 넓은 대륙 / 박시윤 [제3회 서울 암사동 유적 세계유산 등재기원 문학작품 공모 수필 당선작] 빗살무늬토기, 그 넓은 대륙 박시윤 하나의 덩어리는 언젠가는 조각나기 마련인 것인가. 아니면 조각난 것들은 언젠가는 하나의 덩어리로 다시 결합될 수 있는 것인가.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은 퍼즐처럼 하나로 들.. 문예당선 수필 2016.08.29
[2016년 미래에셋 문학상 대상] 난전 / 김현숙 [2016년 미래에셋 문학상 대상] 난 전 김현숙 오늘도 어김없이 판이 벌어진다. 내가 사는 아파트 초입에는 궂은날을 제외하고 매일 서는 난전이 있다. 규범이 허용하지 않아도 사람이 정으로 허락한 곳이다. 그날 할머니들의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한두 분이 빠지기는 해도 판을 접는 경우.. 문예당선 수필 2016.08.28
[제1회 농어촌문학상 수필 우수상] 그을음 / 임병숙 [제1회 농어촌문학상 수필 우수상] 그을음 임병숙 흙투성이 옷을 입은 채 마루에 누운다. 집안에 배어 있는 오래된 냄새에 섞여 부드러운 촉감이 등줄기로 스며든다. 마당은 후끈 달아오른 햇살이 넘실대고 마루 위는 시원한 바람이 앉아 있다.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에 두 개의 세상이 존.. 문예당선 수필 2016.08.24
[2015 갓바위스토리텔링 수상] 약사여래불 / 박시윤 [2015 갓바위스토리텔링 수상] 약사여래불 박시윤 음력 구월 초하루 이른 새벽, 불면의 밤을 힘겹게 보내고, 퀭한 눈으로 옥상 의자에 앉았다. 아직 별도 떠나지 않은 차가운 시간, 낯설도록 전화가 울렸다. “야야, 자나? 대문 좀 열어 보거래이.” 친정어머니였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새.. 문예당선 수필 2016.08.23
[백교문학상 수상작] 어머니의 행상 길 / 김영순 어머니의 행상 길 김영순 백교문학상 수상작 '화장품'이란, 여인네들이 자기의 모습을 가꾸고 기쁨을 주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지만, 나에게 있어서 화장품은 진한 아픔이고 서러움이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산이 기울자,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화장품 행상을 시작하.. 문예당선 수필 2016.08.21
[2016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필 최우수상] 매듭 인연 / 정경숙 [2016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필 최우수상] 매듭 인연 정 경 숙 귀엽고 앙증맞다. 갓 태어난 친손녀와의 첫 대면에 마음이 설렌다. 조막만한 얼굴에 눈, 코, 입 다 갖춰진 것이 신기할 정도다.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도 먹고사는 일이 생의 절실한 과제라는 건 아는가 보다. 콩알만 한 입으로 .. 문예당선 수필 2016.08.10
[2015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필 최우수상] 후박나무 / 윤봉중 [2015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필 최우수상] 후박나무 윤봉중 펄벅기념관에 가면,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네가 한 사람 있다. 노인네 나이에 비해 색상이 좀 야하다 싶은, 핫 핑크색 재킷을 걸치고 손에는 부채를 쥐고 있다. 목걸이 명찰을 걸고 있는데, 명찰이 마.. 문예당선 수필 2016.08.10
[2014 철도문학상 우수상] 기적소리 / 조미정 기적 소리​ ​ 조미정 ​ 담장 너머 눈발이 날리는 기찻길에서 울컥 하고 기적이 운다. 대문 앞에 조등(弔燈)으로 내걸린 등불은 꺼지고, 썰물처럼 조문객들은 빠져나갔다. 홀로 앉아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귀를 기울인다. 늙은 소의 워낭처럼 낮게 흔들리는 소리.. 문예당선 수필 2016.08.09
[2015 신라문학 수필 부문 대상] 씨오쟁이 / 박경혜 [2015 신라문학 수필 부문 대상] 씨오쟁이 박경혜 삼십여 년 만의 고향길이다. 도시를 벗어나 겨우 십여 분 달려왔을 뿐인데 풍경이며 공기가 완연히 다르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숨통이 확 트인다며 기꺼워하시던 어머니는 창밖에 시선을 두고 언제부터인가 말이 없다. 생각이 많아 보이는.. 문예당선 수필 201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