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당선 수필 193

[스크랩] [2015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노을을 읽다 / 김만년

[2015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노을을 읽다 김만년 노을은 ‘붉음’으로 상징되는 단색이다. 그러나 우리 삶의 행간에 수많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침노을은 시집가는 누이의 연분홍 차렵이불처럼 곱다. 비질을 해 놓은 것처럼 옅고 묽다. 옅고 묽은 빛은 해를 잉태한 서기이..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못갖춘마디 / 윤미애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못갖춘마디 윤미애 그분이 오셨다. 섣달 열여드레 시린 달빛 받으며 오신 모양이다. 서걱대던 댓잎도 잠든 시각. 제주가 위패에 지방을 봉하자 열린 대문사이로 써늘한 기운 하나가 제상 앞에 와 앉는다. 선뜻 들어서지 못하고 망설이다 들어온 걸음..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2015 동양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푸새하던 날 / 김현성

[2015 동양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푸새하던 날 김현성 쌀로 풀을 만든다. 풀풀 끓어 넘치는 바람에 냄비뚜껑을 열어젖혔다. 하얀 김 한바탕 쏟아내더니 거품이 폴싹 주저앉은 사이로 쌀 알갱이가 그대로 보인다. 모양새가 또렷한 것으로 보아 좀 더 시간을 두어야 푹 퍼져 뭉그러진 풀..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2014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돌확의 노래/ 이정인

[2014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돌확의 노래/ 이정인 정중동(靜中動)이다. 빗물 고인 돌확에 하늘빛 젖어드는 사이 흰 구름 살포시 제 몸을 적신다. 잠시 타는 목을 축이던 서산의 해는 긴 밤을 흘리고 사라져간다. 어둠에 빠져버린 웅덩이에서 달은 또 한 번 떠오른다. 자연과 어우..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2014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등걸에 핀 꽃 / 김옥매

[2014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등걸에 핀 꽃 / 김옥매 뒷산에 올랐다. 고라니 뜀박질에 바짝 언 할미꽃이 겨우 숨을 고르는 고갯길, 상수리 잎 성긴 그늘이 연신 산길을 쓸어댄다. 남실바람에 몸을 푼 송화는 구름과 비를 찾아 허공을 탐색한다. 정상에 서니 소나무 등걸 하나가 눈..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2014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수필 당선작] 엇박자노래 / 임미옥

[2014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수필 당선작] 엇박자노래 / 임미옥 따당~땅, 따당~땅, 왼손으로는 건반을 타건하며 오른손은 햄머로 조율 핀을 조여 간다. 혼을 모아 공중에 흩어지는 맥놀이들을 잡아 동음 시킨 뒤, 현들을 표준 음고에 맞춘다. 엇박자로 두들겨 생기는 맥놀이들, 기억저편서 들..

문예당선 수필 2016.06.11

[스크랩] [201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맷수쇠 / 정원정

[201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맷수쇠 / 정원정  한낮이다. 길가 목 좋은 모퉁이에 벌여놓은 보자기가게(坐商)에 들렀다. 무 하나, 애호박 두 개를 사 들고 쉬엄쉬엄 오는 길에, 어찌나 걸음걸음이 팍팍하던지 길녘 벤치에 앉았다. 맞은 편, 눈부시게 하얀 아파트 한끝에 머문 ..

문예당선 수필 201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