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오월의 편지 / 도종환 오월의 편지 / 도종환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 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 있는 자리마다 깊디 깊은 침묵이 앉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 오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 때마다..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 열매를 맺고 / 문태준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 열매를 맺고 / 문태준 외떨어져 살아도 좋을 일 마루에 앉아 신록에 막 비 듣는 것 보네 신록에 빗방울이 비치네 내 눈에 녹두 같은 비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 열매를 맺고 나는 오글오글 떼 지어 놀다 돌아온 아이의 손톱을 깎네 모시조개가 모래를 뱉어놓..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장모님 / 오탁번 장모님 / 오탁번 거실에서 자정까지 티브이를 보고 나서 잠을 자려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침대 위에 스탠드 전등을 켜고 잡지를 읽는 안경 낀 장모님이 계셨다. 아니 장모님 어쩐 일이십니까 목구멍까지 올라 온 말을 황급히 삼키고 나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장모님이라..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호박죽 / 이창수 호박죽 / 이창수 마루 끝에 앉은 외할머니께서 늙으면 죽어야 한다고 했다 늙으면 죽어야죠! 외할머니의 지당하신 말씀에 맞장구쳤다 그날 저녁 외할머니는 머리를 싸메고 드러누웠고 나는 이유도 모른 채 어머니의 부지깽이를 피해 마루 밑에 숨었다 외할머니의 지당한 말씀에 대한 대..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빈집의 약속 / 문태준 빈집의 약속 / 문태준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방이 방 한 켠에 묵은 메주를 메달아..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반쪽 / 마경덕 반쪽 / 마경덕 잘 여문 호두알 어디에도 틈이 없다 두 쪽이었던 몸, 한 몸으로 봉합한 흔적이 있다 어느 한 쪽이 크거나 작으면 짝이 될 수 없었을 것 입추가 지나야 나무의 뼈가 여물고 그때 호두가 되는 것 맞물린 중심, 딱 절반씩이다 유일하게 뇌(腦)를 가진 나무 한 알 한 알 뜻을 담아 ..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유기견(遺棄犬) / 정호승 유기견(遺棄犬) / 정호승 하늘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사람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함부로 개를 버린다 땅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어머니를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대모산 정상까지 개를 데리고 올라가 혼자 내려온다 산이 보시기에도 개를 버리는 일이 ..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바다 / 백석 백석의 연인- 지워지지 않는 사랑 통영의 란 再會 <바다> 바다 / 백석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좋은 시 2016.04.18
[스크랩] 오광수 겨울시 모음...`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외 오광수 시 모음 * 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면 당신의 곱고 하얀 마음을 눈 속에서 찾지 못할까봐 걱정됩니다. 온 세상이 더 하얗게 되면 당신의 그 고운 마음씨들이 하얀 꽃가루처럼 날아가서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숨어 버릴 테지요. 개울물이 꽁꽁 얼어 버리면 .. 좋은 시 201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