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가게를 봐주는 여직원이 휴가를 이 주일 냈기 때문에 요즈음
남편이 아침부터 가게에 나가고 있어서 로빈이 저하고만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장을 보러 나왔다가 로빈이 심심할까봐 동네 여기저기를 차로 한바퀴 돌았지요.
확 트인 전망을 구경하려고 차를 세웠는데 공교롭게도 로빈이 운동을 자주 하던 곳이었네요.
산책을 하는 다른 개들을 보더니 로빈이 나가고 싶다고 끙끙거립니다..
이럴 때는 제가 약한 것이 로빈에게 더욱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ㅠ_ㅠ
시무룩해진 로빈..표정이 굳어 있는 것 같지요?.
그 다음날..옆집 베트남 부인이 놀러왔다가 현관 앞에 놓인 광고지들을 주워주더군요
그 때문에 현관문을 오래 열어놓았는데 그 틈을 이용해서 로빈이 뛰쳐나갔습니다.
가끔 문이 바람에 열려있으면 닫으라고 와서 알려주던 로빈인데...예상치 못한 일이었지요.
옆집 아줌마는 자기네 옆집에 개가 있어서 아마 그곳에 갔을 거라고 쫓아갔는데..안 보인다고 하고..
목줄을 안 했으니 찾는다고 해도 자기발로 순순히 따라오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은데....
순간.. 차를 가지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차 소리를 듣고 나타나 주기를 바라면서..
전 날 차를 세웠던 곳으로 가보니 로빈이 그곳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있더군요..ㅎㅎ
현관문이 열려있어도 절대로 혼자 나가지 않는 로빈이 그 전 날 무척 아쉬웠었나 봅니다.
부르는 제 목소리를 듣더니 순식간에 달려와서 무사히 차에 태워서 잘 데리고 왔답니다.
아빠 없이 로빈 혼자서 운동 한 번 잘했네요.
월요일은 밤 10시까지 가게를 여는 날...저희집은 그 시간이 초저녁입니다.ㅎㅎ
로빈을 위해서 밤 나들이를 하기로...
아빠가 밤에 퇴근하고 다시 나가는 일이 없었는데...
이상하다는 것과 신난다는 표정이 합쳐진 로빈의 얼굴..
그 표정이 재미있어서 웃었네요..^^
밤에는 신호등이 번쩍번쩍.....
쌀쌀한 날씨이지만 차창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밤에 차를 태워준 일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더욱 신기해하는 듯합니다.
저 멀리에 달이 보이네요.....달과 로빈!!!
옆집 아줌마가 한국 슈퍼에 가서 재료 사다가 김밥 만들어
먹자고 하면서 로빈을 뒷마당에 두고 가자고 하더군요..
로빈을 위해서 밤에도 일부러 데리고 나가는 저희들을 몰라서 하는 소리지요..ㅎㅎ
잘 안되는 영어지만 말해주었습니다.
로빈은 내 아이와 같아서 꼭 데리고 다녀야 한다고...
오후에 더 심심해 하니까 되도록이면 오후 늦게
장 보러 가면 좋겠다고...
제가 이상한 사람 같지요? 하하.. 키워보면 다 이해하실 겁니다.
10월이 시작되었습니다
풍요로움과 넉넉함으로 채워지시기를 빕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값지고 소중한 달이 되시기를...
개똥벌레 - 신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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