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영하 20도 가까이 기온이 내려갔다고 하던데 이곳은 영상 10도가 넘는 푸근한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많던 눈들이 거의다 녹았지만 높은 지대에 있는 저희집은 뒷마당에 아직도
이렇게 눈이 많이 남아있네요.
날씨가 따뜻하니까 로빈이 바깥에 나가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엄마를 자꾸 뒷마당으로 불러냅니다.
놀다가 열어달라고 해서 문을 열어주면 안 들어오고 서있는게 저보고 따라 나오라는 거지요.
엄마만 나가면 늘 축구공을 물고 신나게 뛰어 놀았는데 축구공이 안 보여서 찾고 있습니다.
'축구공이 어디에 있을까?...눈 속 어딘가에 있을텐데...'
'아무래도 요기쯤에...'
얼굴을 눈 속에 깊이 집어넣어봐도 공이 없나 봅니다..
냄새를 잘 맡아도 워낙 눈이 많이 덮여서..ㅎㅎ
공 찾다말고 옆의 옆집에 사는 까맣고 덩치 큰 녀석이 나왔나 한 번 확인해봅니다.
그 녀석 덩치는 로빈만한테 아직 어려서 로빈이 아는 체해도 겁을 먹고 가까이 오지 않습니다.
이곳저곳을 샅샅이 냄새를 맡아봅니다..
'얼른 공을 찾아서 신나게 뛰어야 엄마가 멋지다고 칭찬해주실텐데...'
좀 전에 남편하고 어디에 잠깐 나갔다 오느라고 목줄을 맸습니다.
사람들이 액세서리를 하듯이 로빈도 목줄을 하니 좀더 폼이 나네요..ㅎㅎ
목줄이 커서 술술 잘 빠졌는데..이제는 잘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로빈이 많이 말랐다고 하시는데 병원에 가서 몸무게를 재보면 36kg 그대로입니다.
털갈이를 해서 그런지 요즘 곱슬곱슬하던 로빈 털이 직모가 되어있고 축 늘어져서 말라보이는 거 아닐까요?
로빈이 자기가 다니는 길을 내서 그 길로만 다니는게 우습더라구요..ㅎㅎ
※ 로빈의 행동에 대해 몰랐던 것 발견..
지난 토요일..시어머님을 노인회에 모셔다 드리고 기다리는 동안
시내에 있는 한인 수퍼마켓에 장을 보러갔습니다.
그곳에서 제 블로그와 로빈을 아시는 여자분을 만났어요. 그 분은 전에도 로빈이 성당
앞에 와있나 눈여겨 살펴봤다고 해서 얼른 로빈이 지금 차 안에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차창도 조금 열어두었으니 만져보시라고..
제가 장을 보는 동안 그 분이 로빈에게 갔다와서 하시는 말씀.. 로빈이 짖지는 않지만 이빨을
보이면서 무섭게 경계를 하더랍니다..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알고
무척 반기는 로빈인데...이상하다????
"꼬리를 안 흔들던가요?" "네, 꼬리도 감추고 있었어요"
장을 다 본 후에 그 분이 제 짐을 들어주시면서 저와 함께 차로 갔습니다.
엄마랑 같이 오시는 그 분을 보고 로빈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꼬리가 뱅글뱅글..손을 내주고..핥고..
아하~~~ 로빈은 차를 지키고 있었던 거군요...
무조건 좋다고 아무나 반기는게 아니라는 걸 이제서야 알았네요..ㅎㅎ
이제 로빈이 차에 있으면 로빈과 차를 도난당할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요.
덩치 큰 녀석이 이빨을 보이며 으르렁거리면 얼마나 무서울까요.^0^
그 분이..제 차가 떠날 때 "로빈아..안녕..어떡해.."하시면서
아쉬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답니다.
로빈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너무도 감사합니다^*^
기다릴 때는 꼭 운전석에 앉아서 기다립니다.
Proud of You - Fiona F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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