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0일...방학을 해서 집에 온 아들이 로빈 피부에 문제가 있다고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음식 알레르기인 것 같다고 병원에서 주는 사료외에는 모든 음식을 10주간 금지시키라는 겁니다.
그 말을 전해들은 우리 가족들 모두.."이런..어쩌지? 큰일났다" 한마디씩 했네요.
경과를 지켜보자는 거라서 그 기간이 언제까지일런지...도대체 어느 간식이 주범인지...
자꾸 긁는 것이 문제였는데 형이 올 때쯤에 눈이 많이 와서 또 사타구니에 붉은 반점까지 생겼으니..ㅜㅜ
갑자기 간식이 끊겨서 영문을 모르는 로빈.. 어리둥절해하고 있습니다..
로빈 못지 않게 저희 가족들 마음도 측은해서 짠~~합니다. 아이들이 집에 와서 부엌에서 식사하는 시간도
늘어났으니 로빈이 더욱 괴롭게 됐어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아예 주지 않고 사과나 고구마만 주는 것도
미안했었는데 그것마저 못주게 되었으니...로빈하고 눈 마주치는 것이 겁이납니다.
매일 고구마를 드시는 시어머니도 로빈 때문에 자주 못드십니다. 오븐에 고구마를 구우면 냄새가 나니까
구울 때도 신경이 많이 쓰여서 굽는 횟수를 줄였어요. 마켓에 장보러 갈 때마다 로빈 사과와 고구마 담을 때
신이났었는데..그 재미도 사라졌네요.
'냉장고나 오븐을 열어야 하는데 왜 할머니께서 창고문을 여시는 걸까???'
사과나 고구마 간식 대신에 사료 몇 알씩 주기로 했습니다. 주로 식구들 식사시간이 끝나면
점잖게 잘 기다렸다고 늘 간식을 주었거든요.
워낙 입맛이 좋은 로빈...사료 몇 알에도 감사히..즐겁게..맛있게 받아먹어 줘서 다행입니다.
사료 몇 알만 주고 나가시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로빈...
"할머니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사과도 주세요~~!"
군고구마...오븐에 구우면 정말 군고구마 같답니다.
사과와 고구마를 양손에 들고 있으면 로빈은 고구마를 먼저 달라고 합니다.
거므스름한 조그만 것은 토란입니다. 토란도 구우면
껍질이 잘 까지는데..소금 찍어먹으면 담백한게 먹을만 해요. 로빈은 안 줍니다.
냉장고 야채 서랍에는 로빈 사과가 가득합니다.
하루에 한 번씩 제가 주는 돼지귀 말린 것. 아침마다 엄마를 눈빠지게 기다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을 얻어먹기 위해서입니다.
음식 알레르기의 주범이 바로 요것이 아닐까...온 식구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잘 자고 있는데도... 측은한 생각이 드는군요. 언제 10주가 지나가나.
지금은 형이랑 누나가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방학이 3주밖에 안 되니...
로빈과 놀아주려고 자는 걸 쓰다듬어 주니 잠이 얼른 깨질 않는가 봅니다. 비몽사몽..
하품을 크게 '아함~~' 날카로운 저 이빨..호랑이 같지요? ㅎㅎ
카메라 플래시 때문에 눈이 부시다고 합니다..ㅎㅎ
'간식도 안 주고..잠 자는데 자꾸만 깨우고...ㅜㅜ'
잠이 다 깬 것 같습니다..
자고나면 늘 기지개를 쭈욱~~시원하게!!!
병원에서 준 약을 다 먹고나니 붉은 반점이 모두 없어졌고 병원에서 먹으라는 사료도 다 먹어서
다시 병원에 가서 그 사료를 사려다가 아들이 1월 3일 떠나면서
사과를 먹이라고 해서 다시 간식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로빈도 신났지만 저희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ㅎㅎ
형아가 집에 있던 3주 동안 간식을 못 먹었지만 그대신 형이랑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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