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에 대한 시 모음

희라킴 2019. 4. 14. 17:50



봄에 대한 시 모음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 꽃이 피면 개나리 피는 대로,
살구꽃이 피면 살구꽃 피는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 잡고 싶어요



/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꽇

삼동을 참아온 나는

폴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빗방울 하나 / 송태한

 

빗방울 하나 애기싹 발등 닦네 

자두 꽃눈 하나 쥐었던 손마디 펴네

민들레 꽃씨 손목 잡고 샛바람 한 필 마실 가네

지나치던 눈길 하나 달래 속살에 흘리네 

무지개 틈에서 물방울 하나 문득 옷 갈아입네 

봄 내음 한 움큼 짐승처럼 가슴골 헤집네

젖멍울 오르듯 톡톡 그리움 불거지네


 

봄 꽃 피는날 / 용혜원


봄꽃 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

사랑나무 한 그루 서 있다는 걸​

봄꽃 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도

꽃이 활짝 피어있다는 걸

봄꽃 피는 날

알았습니다

그대가 나를 보고

활짝 웃는 이유를

 
 

매화가 필 무렵 / 복효근

​ 

매화가 핀다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놓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핏멍울이 맺히던 것을

하염없는

열꽃만 피던 것을

십수삼 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 듯

첫사랑이 듯 오늘은

매화가 핀다




꽃이 피면 눈물겹다 / 허형만



꽃이 피면 눈물겹다
얼마나 깊은 아픔이었으리  
꽃이 피면

피는 꽃 그 아픔보다
내 눈물이 먼저 맺히느니
그래 그래
얼마나 단단한 그리움이었으리



봄병 도지다​ /홍해리

봄은 스스로 솟아올라 튀어오르고
꽃들은 단호하게 천지를 밝히는데
한 잔 술로 속을 달구고 불을 질러도
어째서 세상은 대책없이 쓸쓸한가.



출처 :시인의 마을로 원문보기   글쓴이 : 마을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