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내
박경리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젊은 눈망울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다시 태어나면
일 잘하는 사내를 만나
깊고 깊은 산골에서
농사짓고 살고 싶다
내 대답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울었다고 전해 들었다
왜 울었을까(...)
홀로 살다 홀로 남은
팔십 노구의 외로운 처지
그것이 안쓰러워 울었을까
저마다 맺힌 한이 있어 울었을까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을 거야
누구나 본질을 향한 희귀본능
누구나 순리에 대한 그리움
그것 때문에 울었을 거야
박경리 유고시집
『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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