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편지 / 문정희
딸아, 나에게 세상은 바다였었다.
그 어떤 슬픔도
남 모르는 그리움도
세상의 바다에 씻기우고 나면
매끄럽고 단단한 돌이 되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 돌로 반지를 만들어 끼었다.
외로울 때마다 이마를 짚으며
까아만 반지를 반짝이며 살았다.
알았느냐, 딸아
이제 나 멀리 가 있으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딸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뜨겁게 살다 오너라.
생명은 참으로 눈부신 것.
너를 잉태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했던가를 잘 알리라.
마음에 타는 불, 몸에 타는 불
모두 태우거라
무엇을 주저하고 아까워하리
딸아, 네 목숨은 네 것이로다.
행여, 땅속의 나를 위해서라도
잠시라도 목젖을 떨며 울지 말아라
다만, 언 땅에서 푸른 잎 돋거든
거기 내 사랑이 푸르게 살아 있는 신호로 알아라
딸아, 하늘 아래 오직 하나뿐인
귀한 내 딸아
▲이어듣기
출처; 이동활의 음악정원
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글쓴이 : 희라 원글보기
메모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세월은 아름다워 / 유안진 (0) | 2016.05.12 |
---|---|
[스크랩] 그리움 하나 /정호승 (0) | 2016.05.12 |
[스크랩] 기도 / 타고르 (0) | 2016.05.12 |
[스크랩] 노래가 된 시 "세월이 가면"/ 박인환 (0) | 2016.05.12 |
[스크랩] 별 헤는 밤? / 윤동주 (0) | 2016.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