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바깥 / 문태준

희라킴 2018. 1. 12. 11:38




 


바깥


문태준

장대비 속을 멧새 한마리가 날아간다

탄환彈丸처럼 빠르다

너무 빠른 것은 슬프다
갈 곳이 멀리

마음이 멀리에 있기 때문이다
하얀 참깨꽃 핀 한 가지에서

도무지 틈이 없는

빗속으로
소용돌이쳐 뚫고 날아가는

멧새 한 마리
저 전속력全速力의 힘

그리움의 힘으로

멧새는 어디에 가 닿을까
집으로?

오동잎 같이 넓고 고요한 집으로?

中心으로?
아.

다시 생각해도

나는

너무 먼

바깥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