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도란 중국 고대 전설에서 수호신의 성격을 갖는 상상의 동물인 영수(靈獸)를 그린 그림이다. 민화에 나타나는
영수들은 길상(吉祥)적인 짐승들로 벽사(?邪)의 의미를 지닌다. 민화에 등장하는 여수로는 호랑이, 불가사리, 해태,
봉황, 용, 기린, 신구, 사불상, 천록, 삼두(三頭) 독수리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가 있다.
이들 가운데 호랑이는 상상의 동물이 아니지만 나머지는 여러 동물들의 신체의 일부분을
합성시켜 만든 모양으로 그리고 있다.

기린
기린은 땅짐승을 대표하는 영수로 수컷을 기(麒)라 하고, 암컷을 린(麟)이라고 한다.
기린은 인자하기 짝이 없어 봉황과 마찬가지로 기린이 나타나면 세상에 성군이 나와 왕도를 펼 길조라 생각했다.
기린은 이마에 뿔이 하나 돋아 있는데 그 끝에 살이 있어 다른 짐승을 해치지 않을 뿐 아니라 생물을 아껴서
풀도 밟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인수(仁獸)의 영장이라는 점에서 걸출한 인물에 비유되고
뛰어난 기품을 보이는 젊은이를 기린아(麒麟兒)라고 했다.
민화에서 기린은 영웅이나 인재를 상징하며 그림에서는 대개 한 쌍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부부가 금슬 좋게
살아가면서 지혜롭고 재주가 뛰어난 기린아같은 자식을 낳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있는 그림이라 하겠다.
신구
신구(神龜)는 옛날부터 사령수(四靈獸) 즉, 용, 봉황, 거북, 기린 중 하나인 거북을 신격화한 것으로 3천 년을 산다하여
장수의 상징으로 여겼다. 등껍질은 하늘의 지붕을 나타내고 그 표면에는 별자리가 나타나 있으며 배의 껍질은 땅을
나타낸다. 즉 상하의 껍질은 천지음양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여 수명과 우주를 상징하기도 한다.
신격화된 거북의 모습은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귀여운 모습 대신 거북의 머리를 용의 머리로 표현하여
신비스러움을 더한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거북을 좋아하여 그림이나 공예품 등 생활 용품에 많이 활용 하였으며 심지어 이순신 장군은
거북의 모양을 지닌 거북선을 만들어 임진왜란 때 왜군을 섬멸하기도 하였다. 또한 삶에 있어 거북과 관련된 이야기를
통하여 삶의 지혜와 교훈을 얻게되는데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우화는 거북이처럼
모든 일에 근면과 성실로 최선을 다하라는 교훈을 준다.
민화에서 거북은 대개가 두 마리가 함께 그려지는데 이는 부부의 화합과 거북이 갖는 상징성 곧 장수를 기원하기
위함이다. 또한 한 쌍의 거북을 연실(蓮實)이 달린 연꽃과 함께 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연생귀자도(連生貴子圖)
라는 그림으로 그 뜻을 살펴보면 연꽃의 연(蓮)은 독음이 같은 ‘잇다을 연(連)’의 뜻으로서 잇달아 이어진다는
의미이고 거북의 귀(龜)는 독음이 같은 '귀할 귀(貴)‘의 뜻이며 연꽃의 연밥인 연실(蓮實)은 열매, 즉 자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생귀자도(連生貴子圖)는 ‘연달아서 귀한 자식을 많이 낳는다’는 바람을 담은 그림이라 하겠다.
해태
해태(海陀)는 중국 동북지방 깊은 수풀이나 산 속에 사는 짐승으로 신선이 먹는다는 먹구슬 나무 열매만 먹기에
그 둘레에는 파리 한마리 꾀지 못한다는 성스러운 짐승이다. 기린처럼 생긴 머리에 외뿔이 돋쳐 있고
우수마면(牛首馬面)에 발톱은 둘로 갈라졌으며 온몸에 푸른 비늘이 돋아 있다.
힘도 어찌나 센지 백수가 당해 낼 수 없지만 성질이 올곧고 사람이 싸우는 것을 보면
반드시 그 사악한 자에게 대들고 사람이 논쟁하는 것을 들으면 부정한 쪽에 달려들어 물어 뜯는다.
곧 곡직을 능히 판단하는 충직한 짐승으로 구덕(九德)을 갖추고 있다.
봉황
봉황(鳳凰)은 고대 중국의 전설로부터 전해오는 상서로운 상상의 새로,
태평성대를 이룰 성군과 함께 세상에 나타난다고 한다.
봉황은 암수를 각기 따로 부르는데, 수컷을 봉(鳳)이라 하고 암컷을 황(凰)이라 한다.
봉황의 생김새는 AD 2세기경 후한(後漢)때 허신(許愼)이 편찬한 중국 최초의 문자학 자전(字典)인 설문해자(說文解字)
등 고서마다 다소 다른 모습이 전하는데, 그 중 한 모습을 살펴보면 앞모습은 기러기, 뒤는 기린, 뱀의 목, 물고기의
꼬리, 제비의 턱, 닭의 부리를 가졌으며, 오색(五色)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봉황을 그릴 때는 대개가 오동나무와
대나무를 함께 그리는데 이는 봉황은 오동나무 아래 깃들고 삼천년 만에 한번 열린다는 대나무 열매인
죽실(竹實)을 먹고 산다고 전하기 때문이다.
봉황(鳳凰)은 용, 거북, 기린 등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로서 일찍이 용과 더불어 우리 생활에 길상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다.또한 봉황도는 봉황의 상징성으로 인하여 궁궐 등의 장식용으로 사용되었다. 민간에서는
봉불탁속(鳳不啄粟-봉황은 배가 고파도 좁쌀을 쪼지 않는다)이라 하여 굳은 절개와 청렴의 바람을 담고 있으며
봉황과 태양을 함께 그린 조양군봉도(朝陽群鳳圖)는 입신출세의 기원을 담고 있는 길상적 그림이라 하겠다.
불가사리
불가사리는 쇠, 구리, 대나무 뿌리를 먹고 살며 악귀를 쫓는다는 전설 속의 동물로 생김새는 곰의 몸에 코끼리의 코,
코뿔소의 눈, 호랑이의 발, 쇠톱같은 이빨, 황소의 꼬리를 가졌으며 온몸에는 바늘 같은 털이 나있고
암컷에만 줄무늬가 나있어 이것으로 암수가 구별된다. 악몽을 물리치고 요사스러운 기운을 쫓는다.

사불상
사불상(四不像)은 뿔이 사슴이면서 사슴이 아니고 목이 낙타이면서 낙타가 아니며, 발굽이 소와 같지만 소가 아니고,
꼬리 형상이 나귀면서 나귀가 아닌 짐승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화에 나타나는 사불상은 꽃과 괴석을 배경으로 하여 진한 색채로 한쌍을 그리거나
해태상과 비슷한 모습으로 그리기도 하며 사신도 중에 가끔 호랑이 대신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악귀를 쫓는 주술적인 것이라 여겨진다. 민화에서는 민화에서는
기린과 해태, 사불상을 비슷하게 그리고 있어 혼동하기 쉽다.
출처: 예향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