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희라킴 2017. 6. 21. 10:23




   내가 나의 감옥이다   




내가 나의 감옥이다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