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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처음 소설을 쓰는 사람이 저지르기 쉬운 5가지 오류

희라킴 2016. 4. 18. 18:57

 

처음 소설을 쓰는 사람이 저지르기 쉬운 5가지 오류

 

다음의 글은 한겨레문화센터 소설작법 익히기 강사인 소설가 김영현 님의 글입니다.

 

 

당신의 재능을 의심 말라

 

1. 언제나 시작만 하는 유형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듯 소설 쓰기는 존재의 결핍을 해소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다. 처음 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당연히 의욕이 넘치기 마련. 그러나 마음과 달리 소설 쓰기는 난관의 연속이다. 스토리는 유치하고 구성은 엉성하며 진부한 문장은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끝까지 써봤자 실패작일 게 뻔하니 이제라도 그만 두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누군가는 서두 부분에서, 또 누군가는 절반쯤 써놓고 과감하게 중단한다. 좀더 완전한 작품을 위한 워밍업처럼 보이지만 실은 저주에 걸린 것임을 알아야 한다. 서두에서 중단한 사람은 영원히 서두밖에 쓸 수 없게 된다. 서두를 넘어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훈련을 회피했기 때문. 전개든 절정이든 항상 막히는 부분에서 막히기 마련이다. 쓰지 않고 그것을 극복할 방법은 없다. 실패작일 게 뻔하더라도 끝까지 다쓰고 버려라.

 

 

2. 준비운동을 지상 중계하는 유형

 

이렇게 시작하는 소설들이 있다.[나는 일곱 번 성형수술을 했습니다][이 냉장고의 전생은 훌리건이었을 것이다][중 하나가 오토바이 뒤에 수녀 하나를 태우고 산속으로 들어간다] 뒤가 궁금한, 흥미로운 첫 문장들이다. 첫 문장은 필연적으로 다음 문장을 부른다.첫 문장이 근사하면 소설 전체의 문장이 근사해진다. 지루한 나열이나 설명, 개성 없는 의성어와 의태어, 뻔한 대화나 인용구 같은 것들은 첫 문장이 될 수 없다. 소설 속에서 제 몫을 할 문장이 최초로 나오기 전까지 아직 당신의 소설은 시작된 것이 아니다.소설의 제목이 휘슬이라면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바로 경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여전히 준비운동 중이면 안 된다는 얘기. 준비운동을 얼마나 잘하는지 보려고 온 관중은 없다는 사실, 명심하자.

 

 

3. 실존인물에게 면죄부를 주는 유형

 

이 인물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라는 한마디에 울컥하는 유형. 십중팔구가 아니라 십중구십, 그들은 항변한다. 그 사람은 우리 아버지예요.실제 내 친구예요.걔가 진짜 그랬어요. 정말 있었던 일이라구요... 직접 겪어본 인물에 대한 이야기니 그들에겐 사실이고 현실이고 진실일 터. 그러나 제아무리 실존인물이라고 해도 그런 인물이 존재할 법한 개연성이 소설에 없다면 그 인물은 공감을 받기 어렵다. 소설 인물의 진실성은 그 인물이 실존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지 않다.<변신>의 그레고르 잠자. <미저리>의 애니. <용의자 X의 헌신>의 X를 보라. 그런 세계 속에선 그런 인물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인간성의 경계를 때론 넓히고 때론 좁히며 인간이란 능히 이럴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것. 그것이 소설이다.

 

4. 이스트를 토핑으로 올리는 유형

 

무슨 얘길 하고 싶어서 소설을 썼는지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때론 너무 잘 아는 것도 문제가 된다. 전자의 경우 서로 관계없는 에피소드를 나열하기 마련이고 후자의 경우 소설 말미에 주제문을 직접 노출하는 만행을 저지르게 된다. 소설의 주제는 이스트와 같다. 반죽에 침투해 빵을 부풀리고 풍미를 더하지만 그 존재는 목격되지 않는다.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 곳에도 없는 존재인 셈.이스트 없이 빵은 만들어질 수 없다. 하지만 이스트를 제때 잘 넣었다면 그때부턴 그냥 믿어야 한다. 생각보다 덜 부풀었다고 나중에 이스트를 토핑으로 올리는 건 최악의 수다. 존재가 노출된 이스트의 역할은 오직 하나, 빵의 완성도를 떨어트릴 뿐이다.

 

 

5.자기 재능을 의심하는 유형

 

혹시 어느날 문득 그 분이 오셔서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게 소설이라고 생각하는가? 한 번의 점프에 성공하기 위해 셀 수 없이 빙판에 미끌어졌던 김연아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몇 번 안에 성공해야 재능이 있다고 말할 것인가? 이런 유형을 위해 일찍이 플로베르가 말했다. 재능은 끈질긴 인내다.

 

 

 

출처 :문학의 만남 원문보기 글쓴이 : 글길

 

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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