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꽃 / 이초혜
작년 이맘 때 잠든 나를 깨운
어머니 꽃향기
그 밤 내내 펄럭이던 가슴 그득히
하얗게 밀물져오던 당신의 영상
향긋한 숨결과 치맛자락 스치는
정든 언어를 난 들었네
스무 해 전 칠흑
어머니가 아끼시던
치자꽃 나무가
한밤중 미친 폭풍우에
무참히 꺾이고 말았을 때
치자꽃 속에 남기고 가신
마지막 눈물 한 줄기
날마다 날 적시고
낯선 땅에서 새록새록
난 치자꽃 어머니를 보았네
올해도 어김없이
깨끗하고 향기로운 그 모습 그대로
어머니가 또 오시겠지.
- 이초혜 시집 [시간의 바람결] 중에서-
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글쓴이 : 희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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