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스크랩] 침묵 / 유안진

희라킴 2016. 5. 12. 07:05


     


     


     

     

    침묵 

     

                                 /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사람을 얼마나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의 설익은 생각은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수 있도록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의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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