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스크랩] 비망록 / 문정희

희라킴 2016. 4. 18. 18:29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A Scene Of La Seine(세느강의 情景)-
Yuhki Kuramato + London Philhamony Ochestra

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글쓴이 : 희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