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스크랩] 소주병 / 공광규?

희라킴 2016. 4. 18. 18:07

 

 

                                                     

 

 

      

소주병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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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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